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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바리스타

스타벅스 파트너 - 아기 바리스타의 이야기 (D+3개월)

by 요가로운하루 2023.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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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플래너

파트너에게 지급된 스타벅스 플래너. 2023년도 스타벅스 플래너는 샌드, 카멜, 블랙 이렇게 세가지 색상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중에 카멜 색상이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걸로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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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차가 되니 바오픈 업무를 배운다. 이거 참 답답하기 짝이 없다.

매장오픈 시간이 7시이고 출근 시간은 6시 30분이니까 30분 동안 준비를 끝마쳐야 하는데, 일의 양은 혼자서 했을 때 적어도 50분은 걸리는 일이다.

게다가 출근시간보다 먼저 일을 시작할 수 없으니 부담이 백배 천배 커진다. 손과 뇌가 느린 나는 절대로 해낼 수가 없다.

버킷에 얼음을 평소보다 무리해서 무겁게 채워(내 손목 살려 T.T) 나르는 수밖에 없다.

오픈 업무 중에 1/3 이상은 남겨두고 매장 문을 열게 된다. 함께 오픈하는 슈퍼바이저 분들이(푸드랑 MD 정리 담당이라 이것도 일이 참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와주셔서 겨우 안정을 되찾긴 하지만, 이런 상황은 너무나 스트레스다.

다른 파트너들은 어떻게 하는지, 다른 매장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사람을 더 넣어주던가 출근시간을 더 앞당겨주던가. 일찍 일어나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 좀 더 마음편히 일 할만한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202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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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이 되니 이것도 익숙해지니 할만하다. 물론 시간 내로 절대 다 못 끝내지만, 매장 오픈 전에 필수적으로 준비되어야 하는 에스프레소 기기와 티베이스는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나는 사고뭉치였다. 어른이 된 나는 여전히 덤벙대고 뭘 쏟고 흘리는 실수를 한다. 이런 건 정말 변하지 않는다.

한 일주일 동안은 사고뭉치를 증명하듯 매일매일이 실수투성이였다. 중요한 머신 전원을 깜박하고 켜지 않는다거나, 원두를 붓다가 와르르 쏟는다거나, 출수구를 막지 않고 커피를 내려서 줄줄 새게 만든다거나 하는 일. 일분일초가 소중한 오픈 준비 시간에 최악의 상황인 것이다.

오픈업무에 대한 부담감에 악몽을 꾸고 잠을 설치긴 했으나, 결국은 이런 실수들을 줄여나가는 것이 오픈 업무에 익숙해지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2023.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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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간 3개월 끝나가고 있다.
아직도 어리바리 실수투성이인 내가 자격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시간이 벌써 이만큼 흘렀다.

크리스마스 시즌 프로모션을 비롯해 이벤트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 정신없는 몇 주가 계속되었다.
바 업무는 여전히 속도가 느리고 베버리지 루틴은 도통 익숙해지지가 않아 너무 어렵다. 시프트리더 분들이 러시 타임에는 나를 바에 넣지는 않으셔서 다행이라는 마음이다. 아직도 나에게 레시피는, 무조건반사가 아닌 조건반사여서 바 포지션이 가장 부담스럽고 긴장되는 자리이다.

손님이 많고 적음이 그날의 업무강도와 기분을 좌우한다. 내 가게가 아니니 매출은 나의 관심사가 아니다. 손님 없는 날이 무조건 최고!

오늘은 첫눈이 내렸다. 플로어 점검을 하러 갔다가 창밖에 흩날리는 예쁜 눈송이를 발견하고는 기분이 몽글몽글 따뜻해졌다. 진짜 겨울이 왔구나!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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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습기간이 끝났고 어엿한 정식 바리스타가 되었다. 앞으로도 배울 것이 산더미이지만 그래도 3개월 (울면서) 버틴 나, 참 수고 많았다!


Without pain, there would be no suffering, without suffering, we would never learn from our mistakes. To make it right, pain and suffering is the key to all windows, without it, there is no way of life.

- Angelina Jo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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