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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요가 강사

요가를 안내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

by 요가로운하루 2021.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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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가 좋아서 요가 강사가 되었지만, 요가 강사는 요가를 좋아해서만 될 일은 아니었다.

요가를 잘 안내하기 위해서는 쉽고 재밌게(재미는 늘 중요하다.) 그러면서도 회원들의 몸 혹은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수업을 만들어가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건 정말이지 쉽지 않다. 여전히 내가 과연 요가 강사로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요가를 안내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요소가 있다.

  • 비언어적 요소
  • 언어적 요소

1. 비언어적 요소

내가 요가를 처음 접했을 때는 비언어적 요소가 중요했다.

선생님이 하는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
팔의 각도, 다리의 높이를 재빠르게 스캔하여 최대한 똑같은 모양새를 만들어 유지하는 것.

어릴 때부터 무용학원에서 많이 했던 거라 나에겐 가장 익숙하고 단순한 배움의 방법이었다.

그때 선생님의 설명은 약간의 도움을 받는 정도였고 특히 산스크리트어는 그저 한쪽 귀에서 다른 쪽 귀로 흘러가는 음악 같은 것이었다.


2. 언어적 요소

요가 수련을 1년 정도 하다보니 점차 선생님을 쳐다보지 않게 되었다. 눈을 감고 숨소리에 집중하거나, 몸에 들어오고 나가는 자극을 바라보는데 온 신경을 집중했다.

이제 비로소 언어적 요소가 매우 중요해졌다.

언어적 요소에는 아래의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1) 선생님의 목소리(차분한지 경쾌한지)

목소리가 타고난 선생님들이 참 부럽다. 음색이 아름답고 온화하며 삑사리가 잘 안나는 그런 목소리. 스트레스 많이 받은 날 그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힐링하고 싶어서 요가원에 가곤 했다.

2) 문장과 그것을 구성하는 단어(다양해야 지루하지 않다)

나는 의외로 문장의 오류에 민감한 편이다. 예를 들면 "저희 나라" 라던가, 잘못된 존대 표현 같은 것들. 그렇다고 내가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건 절대 아니다. 한국어는 어려운 언어니까.

또한 설명은 그것이 동작을 만들어나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지만 군더더기없이 간결하게 만들어지면 좋다. 설명에 욕심을 부리다보면 너무 장황해지거나 너무 세세하게 하나하나 짚어버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약간의 설명을 덜어내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맡겨두는 편이 나을 때도 있었다.

3) 약간의 공백
자세를 유지하고 호흡으로 머무를 때, 중간중간 쓸데없는 이야기가 너무 많으면 마음이 동요했다. "아 시끄러워"

무엇이든 모자라거나 과하지 않게 정도를 지키는 것이 최고다. 말이든 감정이든.


물론 티칭 방식에 대한 건 개개인마다 취향이 있다. 위 내용들은 내가 개인적으로 좋게 느낀 수업이고 내가 추구하는 수업일뿐, 정답은 아니다.



결론.

유튜브를 통해 알게된 한 외국인 요가 강사분은 전체적으로 유연성이 떨어져 데모할 때 완벽한 아사나를 구현하지 못한다. 하지만 설명이 간결하고 명확해서 아사나가 전혀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이 분을 보면서 딱 느꼈다. 요가 강사는 자신의 동작이 잘 나오는 것보다는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러나 아사나를 취하는 과정 속에서 느끼는 감각들을 설명하기 위해 수련을 계속해나가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요즘은 언어적 요소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꾸준히 고민하고 찾아나가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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