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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요가 강사

초보 요가 강사를 위한 글 4) 수업준비 - 티칭 연습

by 요가로운하루 2020.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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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답은 다 알고 있다.

이 글을 찾아온 분들 역시 답을 알고 있지만 그저 실천이 어려운 것이고, 두렵고 피하고 싶은 마음과 더 쉬운 방법은 없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안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다른 방법은 없다. 요가 강사가 되겠다고 다짐한 이상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요가를 가르치려면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말해야 하고 보여줘야 한다. 분명히 약간의 리더십이 필요한 직업이다.

소리 내서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방법, 그것뿐이다. 그러니 Just do it!

 

 

 



1. 시퀀스를 바탕으로 스크립트 작성하기
드라마 대본처럼 내가 할 말을 풀어서 쭈욱 써 내려간다. 처음 수업 시작할 때 인사말부터, 호흡 카운트를 세면서 그 사이사이에 던질 멘트들까지 세세히 다 적는다. 그리고 내가 취해야 하는 비언어적인 요소들도 적는다. 대본 안에 대사(등장인물이 하는 말) 지문(동작, 말투, 표정 등을 설명하는 것)이 있듯이 말이다.

ex1) 몸을 옆으로 돌려 옆모습을 보여준다.
ex2) 오른 벽으로 자리를 옮겨 동작을 보여준다.

ex3) (누워서 하는 자세에서는 시연하지 말고) 일어나서 올바르게 하고 있는지 확인하며 동작을 설명한다.


2. 소리 내서 읽으면서 시간 재보기
단, 책 읽듯이 읽지 말고 티칭 한다고 생각하고 조금 천천히 읽으면서 시간을 재본다. 그리고 50분 or 60분의 수업시간에 맞게끔 동작들을 가감한다.

 


3. 대사를 달달 외우기
동작마다 끊어서 외워도 좋고, 수업 전체를 3등분 4등분 해서 외워도 좋다. 각자 편한 대로.

 


4. 녹음 or 영상 촬영해보기
이제 스크립트는 치우고 매트 위로 올라간다. 소리를 크게 내어 실제 수업을 하듯이 해보고 녹음이나 촬영을 해본다. 난 좀 부끄러워서 가족들에게 들리지 않게 방에서 문을 닫고 했다. 나만의 수업이 끝나면 돌려 보면서 틀린 부분이나 어색한 부분을 고쳐나간다.

 

 

5.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 연습하기
마치 로봇처럼. 출력 버튼을 누르면 언제 어디서나 수업을 할 수 있을 만큼 반복해서 연습한다. 달달 외운 것이 분명히 티가 나겠지만, 첫 수업인데 어쩌겠나. 그래도 소중한 한 시간을 나에게 내준 회원들을 불안하고 어색하고 답답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일방적으로 기계적으로 동작을 시키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만약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 목소리가 떨린다면, 더욱더 소리를 내서 연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실전에서는 오히려 안 떨리는 척 목소리를 더 크게 내보자. 내가 쓰는 방법이다.

첫 수업을 이렇게 비인간적(?)으로 하고 나면 두 번째 수업에서는 아주 조그마한 마음의 틈이 생겨서 설명을 하면서 회원들의 모습을 둘러보게 되고, 세 번째 수업에서는 또 조금 더 커진 마음의 틈으로 잘못된 회원의 팔 모양을 발견하고 한마디 덧붙일 수 있다. 일방적인 수업에서 쌍방소통이 가능한 수업으로 점차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6. 가족, 지인에게 가르쳐보기
나는 동생한테 한번 가르쳐 보았는데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수업을 해보는 것은 확실히 실전과 가깝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 우선은 반복연습의 일환이기 때문에 당연히 좋고, 무엇보다 수업을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내 수업이 어땠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므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개선을 해나갈 수 있다.

 

(선택사항) 7. BGM 활용하기
생애 첫 수업을 위해 나는 음악을 두 개 준비했다. 하나는 수업할 때 틀어놓을 BGM과 다른 하나는 사바아사나 때 들려주고 싶은 음악. 사바아사나 음악을 고르면서는 "아 이건 온전히 나의 수업이고, 음악이며 동작이며 내가 원하는 수업을 만들어가면 되는 거구나" 하며 새삼 기쁜 마음이 들었다.

 

수업 중의 BGM은 나만의 꿀팁이라고 할 수 있다. "수업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거나 혹은 초과되면 어쩌지," 하는 시간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는데 특히 눈감고 호흡명상을 할 때 시간이 얼마나 가는지 판단이 안되어서 불안했다. 그래서 같은 리듬이 반복되는 차분한 음악을 찾아냈고 이 음악을 BGM으로 깔아 이용하였다. 예를 들어 리듬 한 번이 대략 12초라면, 호흡명상을 진행하며 속으로 리듬 10개를 세어 2분이라는 시간을 재는 것이다.

그리고 티칭 연습할 때마다 틀어놓고 반복해서 들으며 이 음악에 익숙해지면 더욱 좋다. 수업 시작 전에 이 음악을 틀어놓고 긴장되는 마음을 조금 달랠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좋다.

 

그러나 피트니스센터 수업이라면 GX룸 밖에서 들려오는 신나고 큰 음악소리 때문에 수업에 BGM을 까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안팎의 음악이 겹치면서 소음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내 목소리가 묻힐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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