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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이야기

[캐나다 이민] D-7 짐을 싸보자

by 요가로운하루 202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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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기 전에 짐을 싸는 시간은 참 즐겁다. 여행에서 가장 설레고 방방 뛰는 기분이 드는 때가 출발 전이지 않을까?

여행하는 동안 그날그날 어떤 코디를 해서 입을지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고, 구두, 운동화, 슬리퍼 용도별로 신발을 챙기면서 여행지에서의 여유로운 밤마실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책상 앞에 앉아 노트에 리스트를 쭉 적어본다. 나는 주로 가방 별로 적어보곤 하는데,
 

캐리어 or 배낭 - 옷, 모자, 세면도구, 수건, 신발, 화장품, 고데기, 비상식량, 상비약, 여행책, 메모지, 필기도구, 카메라 등등. 
크로스백 - 여권, 지갑, 휴대폰, 이어폰, 물티슈, 충전기, 보조배터리

 
이런 식으로 적은 뒤, 여행 출발하는 당일에 펜으로 쓱쓱 그어가며 빠진 것이 없는지 챙기는 편이다. 하나도 남김없이 선이 그어지면 출발이다. 이제 놓친 것이 있다면 미래의 나에게 맡긴다.
 


 

약국에서 6만원 어치 약을 샀다.


 
이민 짐을 싸는 건 좀 다른 것 같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을 다 비우면 되니 리스트를 적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챙기거나, 그렇지 않다면 버리거나 둘 중 하나니까.
 
대신, 한국에서 꼭 가져가면 좋은 것들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된다. 내가 까먹을까 봐 이 글에 기록해 둔다. 아래는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 수집한, "캐나다에 갈 때 한국에서 가져가면 좋은 것들" 리스트이다. 
 
식료품
고춧가루(시할머니 감사합니다!), 들기름, 라면 등(한국이 확실히 싼 한국 식재료들은 캐리어에 자리가 남으면 최대한 많이 챙겨가는 게 이득)

상비약
후시딘, 듀오덤(대일밴드 종류가 비싸다고 한다), 콜대원(종합감기약), 안티푸라민(파스), 구충제, 항생제(캐나다에서는 처방받기가 많이 어렵고 처방받을 수 있으면 받아오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항생제 혐오자로서 요건 패스할 것 같다), 버물리, 살충제

생활용품
이불, 수건, 스뎅 김치통, 빨래망, 고무장갑 등
 

* 직접 캐나다에서 확인해 본 내용은 아니므로 사실과 다를 수 있다.

 
 




출발 일주일 전이 되니, 짐을 얼른 싸고 정리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가장 크다. 그다음으로 큰 감정은 매 순간이 아쉽고 슬프고 먹먹하다.

요즘은 대중목욕탕을 가도, 엄마의 된장국을 먹어도, 사람 많은 퇴근시간 지하철을 타도, 가족들과 식탁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하고 장난을 쳐도, ”이게 마지막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 순간순간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그래서 모든 것이 아쉽고 슬프고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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